농부의 자세

2세기도 더 전에 살았던 소로우_Henry David Thoreau 탁월한 통찰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인간은 이제 자기가 쓰는 도구의 도구가 되어버렸다.”

컨트롤과 시프트 자판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면서 

21세기 도구의 도구가 되어버린 자신을 마침내 비난하기에 이르렀다. 

사극에서 주인공의 아버지가 주인공에게 고개를 돌리며 차갑게 내뱉는 한마디,

"모옷난 노옴!"

웹디자인 수업은 꼭 열흘만에 스스로를 못난 사람으로 만들고 말았다. 어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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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의 비판하는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의 헤아리는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어찌하여 형제의 속에 있는 티는 보고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마태복음 7:2-3

 

성경말씀을 이토록 생생하게 깨달은 적이 없었다

다시 한번, 나는 곤고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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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는

못나게 생긴 모과 두어개를 사다가 방안에 놓는다.

그윽한 모과향에 어떤 향수도 부질없다.

그래, 제법 모질었던 겨울이 가려고 하기에

얼마남지 않은 모과차를 끓인다.

 

/

 

대학 시절, 나보다 나를  아셨던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너는 이미 훌륭한 소비자의 자질을 갖추었다. 그러나 생산자가 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다.”

때에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하였다. 지금 어설픈 창작활동을 한다고 앉아있으니 

그 말씀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나는 이제 감히 창조라는 단어는 쓰지 못하겠다

다만 묵묵히 씨를 뿌리는 농부처럼 부지런히 몸을 놀리고 있을 뿐이다

남이 키워놓은 작물을 이쁘다 못났다 맛있다 맛없다를 논하는 것은 

어리석고도 건방진 행동이었다는 것을 비로소 깨닫는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생겼다 사라지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부수고 

오직 부지런함만으로 견디어 내고 싶다

어렵고 구불구불하나_Long and Winding Road, The Beatles 기꺼이 걸어갈 만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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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침묵의 세계>, 막스 피카르트

<길들은 일가친척이다>, 함민복









 

 

by Honey | 2010/02/19 01:55 | column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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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호빵 at 2010/02/19 11:32
'모옷난 노옴' 이 한마디에 너의 절심이 느껴진다 아하..; 모든 도전은 아름다운 용기니, 그것의 에너지를 즐기렴~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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